재테크2009. 7. 23. 19:58

국내 굴지의 무역회사에서 수산물 무역을 담당하던 필자의 친구는 몇 년 전에 원양어업을 하는 수산회사를 인수하여 사업을 시작했으나 최근에 손을 들고 말았다.

 

평소 그와 오랫동안 사업관계에 있던 일본인 사업가가 그의 뛰어난 업무능력을 믿고 자기가 운영하던 사업을 맡기고 거액의 투자를 해주었지만 수산업의 경기변동이 워낙 심한 특성 때문에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손을 들고 말았다.

 

 

 수산업은 한번 고기떼를 제대로 만나면 몇 년치 수익을 한꺼번에 올리지만 대신에 고기떼를 만날 때까지 몇 년이고 견뎌내야 하는 사업이다. 결국 필자의 친구는 첫 번째 고기떼를 만난 이후 두 번째 고기떼를 만나기 전에 자금이 다 떨어져 손을 들고 말았다.

 

 

세계경기 회복 사이클에 진입한 신호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함께 펀더멘털 지표상으로 대부분 확인이 되었고, 경기회복에 대한 비관론자들도 대부분 백기 투항했다. 차트상으로도 강세장 (Bull Market)전환 신호가 나왔기 때문에 증시 주변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펀드매니저들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돈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자동차와 전자 업종은 어닝서프라이즈를 선사하면서 연일 상승을 연출했다.

 

 

 미국기업들의 이번 2분기 실적은 대부분 경기가 실질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해서 실적이 좋아진 것이 아니고 종업원해고에 의한 비용절감(Cost Cut) 효과일 뿐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어쨌든 기업은 살아남기 투쟁이 효과를 보았고,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이번 2분기 실적으로 살아남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살아남았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다. 과거 경험상 살아남은 기업은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새로운 성장과 고용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업종이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지만 여기에 아직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 해운업종이다. 사실은 해운업이야 말로 경기사이클을 오히려 선행하는 업종이고 해운업의 경기를 나타내는 해운임 지수는 바닥을 이탈해서 상승사이클에 진입해있다.

 

 

 도대체 왜 투자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운주에 돈을 집어넣기를 아직 주저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해운업체들이 아직도 생존투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의 경기는 희미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아직 운임이 손익분기점에 다가서기까지는 너무나 먼 거리에 있다.

 

 

 운임은 호황기의 운임에 비하면 1/5가격수준에 불과하고 운송량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운임과 운송량이 손익분기점 수준에 올 때까지 견뎌내야 하는 운전자금이 문제인 것이다. 해운업은 구조상 차입금부담이 매우 큰 업종이다.

 

선박구입자금이 대부분 차입금이고, 렌탈 선박의 렌탈료 부담도 모두 금융비용 부담이다. 해운사 중에서 그때까지 견뎌낼 수 있는 회사는 살아남을 것이다. 서양 속담에 사막에서 멀리 오아시스가 드디어 나타났을 때 대부분 목말라 죽는다.”라고 했다.

 

 

 

해운업종에 대한 최근의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보면 단순히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하기도 하고 선박의 장부가치보다 현주가가 절반밖에 안되니 자산가치로 저평가 상태라고 매수추천하기도 한다.

 

 

넌센스다. 지금 해운업은 살아남기 투쟁중이고 살아남는데 성공할 것인가 여부는 그 회사의 Cash Flow가 그때까지 견뎌낼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확인되면 투자자들은 해운주에 돈을 집어넣기 시작할 것이다

Posted by 패치아담스